M&A로 '선택과 집중'…성장동력 재정비 나선 기업들

입력 2019-03-29 17:21  

CJ, 해외 식품사업 강화 위해
2조 투입…국내사업 비중은 줄여



[ 이동훈/오상헌 기자 ] 기업들의 사업재편 수요에 힘입어 인수합병(M&A)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수단으로 ‘자체 성장’ 대신 M&A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를 손에 넣은 데 이어 미국 최대 식품첨가물 기업인 프리노바 인수작업도 하고 있다. 해외 식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조원이 넘는 돈을 M&A에 투입했다. 대신 내수 중심인 사료사업부는 매물로 내놨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CJ헬스케어(2018년·매각가격 1조3100억원) 조이렌트카(2018년·500억원) CJ헬로(2019년·8000억원) 등을 이미 팔았고, CJ푸드빌도 매각 리스트에 올려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M&A를 통해 국내 비중을 낮추고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는 사업재편 작업을 하고 있다”며 “CJ는 최근 몇 년간 국내 IB업계에 가장 많은 일감을 준 기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LG그룹도 M&A를 통한 사업재편에 나섰다. LG화학은 미국 다우듀폰으로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술을 인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동시에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들어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기로 결정했고, LG유플러스는 케이블업계 1위인 CJ헬로를 인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M&A에 무관심한 그룹’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EY한영 등 여러 IB를 통해 M&A 대상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반도체 관련 대기업까지 다양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M&A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잘나가는’ 해외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신사업 또는 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는 지난해 베트남 1위 식품유통 업체인 마산그룹 지분 9.5%를 매입한 데 이어 올해는 10억달러를 들여 베트남 대기업 소수지분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올라에 3384억원을 투자했다.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 지분도 사들였다. 미국의 자동차 관련 서비스 업체인 미고, 미국 자율주행기업 오로라 등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며 전략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동훈/오상헌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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