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쇼크' 또 오나…남아공·브라질 화폐가치 추락

입력 2019-03-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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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시장 불안감 확산
터키 외환보유액 이달 29% 감소



[ 정연일 기자 ] 터키 금융시장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터키 리라화 가치 추락에서 시작된 시장 불안이 남미와 동남아시아 일부 신흥국의 연쇄적인 통화 위기를 불렀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터키발(發) 금융 혼란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2.3% 급락했다. 연초 대비 15% 넘게 하락한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도 불안정하다. 달러화 대비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지난 22일과 비교해 6%가량 떨어졌다.

31일 지방선거를 앞둔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가 리라화 환율 안정을 위해 막무가내로 시장에 개입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한때 안정을 찾는 듯했던 리라화 가치는 이날 다시 5% 급락했다. 중앙은행이 지난 며칠간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게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냈다. 터키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이 이달 들어서만 29%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신흥국 국가들의 금융위기를 몰고 왔던 터키가 올해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의 경제 제재로 촉발됐던 터키 금융시장 위기는 당시 터키와의 교류량이 많던 신흥국들의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2~10월 리라화 가치가 31.7% 하락하는 동안 남아공 랜드화(-19.4%), 브라질 헤알화(-14.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12.0%)도 가치 하락을 면치 못했다.

다만 터키의 금융불안이 동아시아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제이슨 다우 애널리스트는 “터키와의 직접적인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은 아시아 지역 시장들은 어느 정도 저항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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