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상황 심각하다는 뜻"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연체율도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작년 4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13조7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5% 늘어났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42.8%, 2분기 41.3%, 3분기 37.6%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도 작년 3분기 말 기준 389조8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가계소득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작년 1분기 1분기 10.2%, 2분기 10.1%, 3분기 8.6%, 4분기 10.6%로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의 1/3 수준에 그쳤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작년 3분기 말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함께 연체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통상 대출이 증가하면 연체율은 내려간다. 분모인 전체 대출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대출 증가 속도보다 연체액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자 상환을 못 하는 사람들이 더 빨리 늘었다는 의미"라며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1.76%)은 0.64%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광업(1.18%)과 하수·폐기물 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0.85%)이 각각 0.55%포인트, 0.54%포인트 상승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0.82%로 전년 동기 대비 0.18%포인트 올랐다. 부동산업(0.33%)도 0.12%포인트, 도매 및 소매업(0.70%)도 0.06%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자영업자 대출 중 비중이 가장 큰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총량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비중은 40% 정도다.
또 연체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 차주를 발견해 대책을 마련해 주는 '연체징후 상시평가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졌거나 갑자기 고금리 대출을 받는 차주, 폐업이나 질병 등으로 유동성이 막힌 차주, 며칠씩 원리금 상환이 늦어지는 차주 등을 잠재 연체 차주로 골라낸다.
원금 상환 유예나 금리 인하 등 대출 조건 변경 등을 통해 본격적인 연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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