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발전은 지하 깊은 곳 뜨거운 물 뽑아올려 전기 생산

입력 2019-04-01 09:02  

Cover Story - 포항 지열발전이 촉발한 지진의 원리

유럽에선 1900년대초부터 보급…건설비용 비싼 건 단점



[ 윤희은 기자 ] 지열발전은 말 그대로 지열(地熱)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의 하나다. 주로 지하의 고온층에서 증기나 열수의 형태로 열을 끌어모아 발전으로 연결한다. 최초의 지열발전은 1904년 이탈리아 라데렐로에서 시작됐다. 뒤이어 미국, 뉴질랜드, 멕시코, 일본 등이 지열발전을 적극 보급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건증기발전 시스템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치됐다.

지하 열수로 전기 생산하는 무한 청정에너지

지열이 모여 있는 곳은 깊게는 지표면으로부터 수㎞ 밑에 있는 지점의 물이나 암석이다. 지열 온도는 지하가 깊어질수록 높아진다. 보통 100m마다 평균 3~4도 올라간다. 지열발전은 특별한 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각국의 주목을 받아왔다. 발전 방법도 단순하다.

지열발전의 기본은 열이 존재하는 물을 추출해 표층까지 연결하고, 그 증기를 뽑아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래서 파이프와 증기 분리기, 터빈, 발전기, 응축기, 전압기, 고압송전탑 등의 설비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데워진 지하수나 암석이 있어야 한다. 이를 분리기에 넣어 증기를 추출하는 것이 지열발전의 시발이다. 증기는 다시 터빈으로 보내져 고속 회전을 진행한 뒤 여기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만든다. 물의 온도가 낮다면 끓는 점이 더 낮은 액체를 증발시켜 터빈에서 함께 작업한다. 에너지가 생성되면 전압기를 통해 최대까지 전압을 끌어올린 뒤 고압 송전을 진행한다. 장거리 송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열이 추출된 물은 다시 주입정을 통해 재가열을 거친다. 해당 지점에서 가져올 수 있는 물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지열발전의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한 운영비다.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연료를 투입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들어가는 비용이나 유지보수비가 적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거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24시간 생산 가능한 청정에너지’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풍력 발전은 충분한 풍량이 보장되는 입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런 곳은 많지 않다. 태양광 발전은 날이 흐리거나 해가 뜨지 않는 시간엔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게다가 지열발전은 사실상 무한하다. 지구가 지속적으로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한 추출할 수 있는 에너지는 무한대에 가깝다.

화산지역에 많아…건설비용 높은 건 단점

지열발전은 화산 활동이 많거나 온천이 발달한 지역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지하의 얕은 층에서도 충분히 물을 가열할 수 있어서다. 아이슬란드나 뉴질랜드처럼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 지열발전소가 집중 건설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아이슬란드는 지열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수출까지 할 정도다. 아시아에선 일본 열도나 백두산과 같은 화산지대가 지열발전에 유리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핀란드는 해저 지열을 이용한 대규모 지역 난방을 도입했다.

지열발전에도 한계는 있다. 가장 큰 단점이 건설 비용이다. 적절한 입지를 파악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 탐지한다 해도 정확한 발전량을 추산하는 게 어렵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국가에서 지열발전에 대한 초기 비용을 투입하는 걸 주저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열발전이 포항지역 지진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 것도 건설비용과 무관하지 않다. 건설업체 등이 채산성을 맞추려 위험 요소들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무리하게 시공했다는 얘기다.

지열발전이 지진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해외에서 끊이지 않았던 점도 지열발전 연구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진대를 자극하지 않고 건설하는 공법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공법의 정밀함도 필요하지만 지진대를 더 정밀히 분석하는 기술 또한 요구된다.

아이슬란드와 같은 화산 지대에선 땅을 깊게 파지 않아도 지열발전을 위한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의 구멍을 파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활성단층을 건드릴 수 있고, 여기에 물을 주입하면서 압력까지 가하면 단층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포항 지진의 원인이 자연지진이 아니라 지열발전에 의한 것임이 밝혀진 이상 더욱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지질발전이 우리나라에 적합한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 등을 여러 나라 사례와 비교해 더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NIE 포인트

지열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자. ‘무한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지열발전이 어떤 단점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세계의 대표적 지열발전을 알아보자. 지열발전의 원리 및 지진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토론해보자.

윤희은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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