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실업자↑…양적·질적 모두 부진
지난해 우리나라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일 발표한 '2018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전년 대비 0.1%p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반기였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실업률과 달리 취업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도 포함해 집계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는 25만2000명 증가한 데 비해 취업자는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작년의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0대와 50대의 고용률이 각각 0.4%p, 0.1%p 하락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0·50대 고용률이 동시에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한경연은 40∼50대의 경우 15세 이상 인구의 38.2% 수준이나 이들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보다 20% 이상 높다고 밝혔다. 다만 20대 고용률은 0.3%p, 30대 고용률은 0.4%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고졸 인구의 고용률이 0.7%포인트 하락해 가장 심각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고졸 취업자 수는 16만7000명 줄어 2010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한경연은 늘어난 취업자들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며 질적 측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개별 산업의 평균 임금이 전체 평균 임금보다 낮은 '저임금 산업'이 취업자 증가분의 69.7%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고용 보호 정책으로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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