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업계에선 아마 제가 가장 긍정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일 겁니다. 왜냐구요? 암호화폐 시장은 나스닥 시장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여 왔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 2019’에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스닥 시장이 지난 2000~2002년 지수 급등 후 80% 이상 하락했다는 점을 짚었다. 암호화폐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나스닥 시장은 이후 오래 걸리긴 했지만 결국 2010년 이전의 고점을 회복해 한층 성장했다. 그 사이 구글은 2004년 나스닥에 상장해 이 기간 나스닥 지수보다 17배나 더 키웠다.
“구글과 나스닥의 성장도 대단하지만 비트코인은 더 대단합니다. 2010년 처음 거래가 이뤄진 이후 엄청나게 성장했죠. 비트코인과 구글·나스닥의 성장률을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히 보여요. 이런 맥락에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사기나 거품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자오 CEO는 “우리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나스닥만 해도 1년 만에 80% 하락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살아남았다. 블록체인 업계도 마찬가지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화폐의 자유’를 높이고 싶어 암호화폐 업계에서 활약한다고도 했다. 기존 법정화폐의 자율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오 CEO는 “(법정화폐로) 100만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송금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번거롭다”고 덧붙였다. 이어 화폐의 자유를 높이려면 암호화폐의 환금성이나 안전성 등을 보다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사업 확장 계획도 밝혔다. 그는 “이달 바이낸스 싱가포르를 오픈하고 연내 탈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DEX)도 공식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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