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좀 찾아주세요"…'재난방송' 역할 톡톡히 한 SNS

입력 2019-04-05 17:57  

제보·대피요령 실시간 공유


[ 조아란 기자 ] “키는 167㎝ 정도에 단발이십니다. 제발 엄마를 찾게 해 주세요.”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됐다. 지난 4일 발생한 화재로 몸을 급하게 피하다가 가족을 잃어버린 강원 고성 주민들이 사람을 찾는 글을 올리면서다. 이 게시물들은 ‘속초산불_사람을_찾습니다’ 등의 해시태그(#)가 붙어서 수백 차례 공유됐다.

이번 화재에서 SNS가 ‘제2의 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화재 상황, 대피 정보 등이 공유됐을 뿐 아니라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는 확성기 역할도 했다. 실제 SNS를 통해 가족을 찾은 사람도 다수 있었다. ‘OOO 할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던 한 게시자는 “여기저기서 많이 도와주셔서 (가족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피소에서 SNS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비슷한 인상착의의 사람을 찾으면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대피소 위치와 대피 요령 등은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공유된 정보 중에는 국가기관에서 제공하지 않은 대피 정보도 많았다. 반려동물이 공공 대피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 ‘반려동물 대피법’이 확산한 게 대표적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케이지 안에 반려동물을 넣으면 위급 시 동물이 탈출할 수 없다. 급하면 베개 커버에 반려동물을 넣어 자루처럼 메고 운반해야 한다”고 올린 정보다.

소방당국 등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제보도 쏟아졌다. 한 포털 댓글 작성자는 “강원도로 수련회를 간 현화중학교 학생들이 죽을 뻔했다”며 “아이들이 묵는 숙소에 불이 옮겨붙었고 타고 있던 버스는 내리자마자 폭발해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와 소방 대처를 요청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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