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발현율이 낮은 양성 유방암 환자까지 타겟하는 '슈퍼 허쥬마' 목표
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글로벌 30조원 시장 도전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보다 한단계 위인 '항체-약물 결합 치료제'(ADC·Antibody Drug Conjugate) 개발에 나선다. 항체의약품 복제와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분야까지 도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5일 캐나다 바이오기업인 아이프로젠 바이오텍(이하 아이프로젠)과 유방암, 위암 치료제인 트라스트주맙, 혈액암 치료제 리툭시맙을 비롯해 다양한 타겟의 ADC 형태의 신약을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ADC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결합한 치료제다. 일부 환자에게만 효과를 보이는 항체 의약품의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아이프로젠에 HER2, CD20 항체 등 4종의 ADC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물질을 제공하고 임상 전 규제기관과 사전 미팅(pre-IND)과 임상 1상에 필요한 제품제조품질관리(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활동을 지원한다.
아이프로젠은 제공받은 임상 물질로 자체 ADC 기술인 ADED 플랫폼을 이용해 임상 1상을 진행하게 된다. 임상 1상 이후에 셀트리온은 ADC 신약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인 우선 협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항체와 약물을 암세포로 잘 전달하고 침투율을 높인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ER-2 유전자 발현율이 높은 양성 유방암 환자를 타겟으로 하는 '허쥬마'의 경우 ADC 기술을 접목해 HER-2 발현율이 낮은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슈퍼 허쥬마'를 개발하는게 목표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은 항체의약품을 활용한 ADC 상용화에 나섰다.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허셉틴'을 개발한 제넨텍은 트라스트주맙에 엠탄신을 결합한 ADC 신약 '케싸일라'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도 ADC 항체로 HER-2 발현율이 높은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들과 달리 HER-2 발현율이 낮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ADC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HER-2 발현율이 낮은 유방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고 시장 규모도 기존 트라스트주맙의 3배인 30조원이라는 점에서다. 유방암 뿐만 아니라 HER-2 유전자를 발현하는 방광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다른 암종으로 시장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차세대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당사 주요 항체의약품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바이오베터와 신약 개발 관련 원천기술 발굴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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