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는 급감…2~3년 후 '해갈'
[ 민경진 기자 ] 지난달 대구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건설회사들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반면 입주 물량은 부족해진 탓이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07% 상승했다. 두 달 연속 오르며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자치구별로는 중구가 전월 대비 0.62%포인트 상승한 0.83%를 기록하며 대구의 8개 구 중 수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구 남산동 극동스타클래스남산 전용 59㎡는 3억1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되면서 전월 대비 2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상승폭이 두 번째로 컸던 동구(0.3%) 신암동 이안동대구 전용 59㎡는 지난달 2억8000만~2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전월 거래가격 대비 최고 4000만원가량 올랐다.
대구 일대에서 벌어지는 활발한 정비사업이 전셋값 상승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구의 재건축·재개발 관리처분계획인가는 22건으로 2005년(12건) 이후 가장 많다. 2017년(8건)에 비해선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대구 청약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앞다퉈 정비사업에 매진했다”며 “이로 인해 멸실 주택 이주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 수요를 상쇄할 신규 입주 물량은 역대급으로 적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대구 입주 물량은 9982가구로 2017년보다 30% 줄었다. 대구 입주 물량은 2016년 2만6000여 가구 이후 계속 감소했다.
함 랩장은 “올해 입주 물량은 이주 수요를 지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정비사업지가 몰린 중구와 동구 주변의 전셋값이 불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대구에서는 대구도남지구(5월·2418가구), 신암뉴타운 화성파크드림(10월·1049가구) 등 30개 단지, 2만2000여 가구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들 단지가 준공하는 2~3년 뒤 주택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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