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내홍 갈수록 격화
[ 하헌형 기자 ] 당 지도부 퇴진을 놓고 바른미래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8일 연 최고위원 회의에는 7명의 최고위원 중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회의를 보이콧했다.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정책위원회 의장과 김수민 최고위원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회의를 주재하면서 “의원들이나 지역위원장들, 당원들이 다음 선거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년 총선은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당내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저놈 바꿔라’고 하는 것은 어림없는 소리”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이날도 지도부 퇴진을 요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지금의 리더십과 비전으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손 대표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도 “지도부가 일체의 쇄신 조치나 재신임 과정 없이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타 정당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와 친손계 인사들은 그동안 공석으로 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해 바른정당계 최고위원의 보이콧과 무관하게 지도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에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저는)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설지, 제1 야당과 함께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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