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高高에도…외국인 '바이 코리아' 뚝심, 왜?

입력 2019-04-09 17:52  

1년6개월 만에 최고치 찍어
美·中 무역전쟁 완화 기대
"반도체株 바닥 근접" 입도선매



[ 최만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계속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이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 증시에서 돈을 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율이 꾸준히 상승해 1140원대를 넘어서도 외국인의 ‘사자’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60전 내린 1142원10전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은 올 들어 2.34% 올랐다. 전날에는 장중 1144원90전까지 올라 2017년 9월 28일(1150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파른 환율 상승세에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8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의 자국 송금 수요가 늘고 있어 이달 중순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년 이 무렵엔 외국인들이 지급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해 본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는다. 삼성선물은 올해 외국인 배당 지급 규모가 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8일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강달러를 부추겼다. 증권업계는 미·중 무역전쟁이 완화되면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전체 수출 물량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올해 상반기 ‘바닥’을 찍고 개선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5087억원, SK하이닉스를 4503억원어치 사들였다.

현상균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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