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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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를 섭씨 영하 162도 상태에서 냉각해 액체로 만든 것이 액화천연가스(LNG)다. 석유나 석탄에 비해 오염물질을 적게 발생시켜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초미세먼지 배출은 석탄의 8분의 1,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은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LNG발전은 석탄발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LNG 비중은 2016년 22.3%에서 지난해 26.8%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LNG발전소가 ‘두 얼굴’을 갖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일산화탄소(CO), 미연탄화수소(UHC) 등 유해물질을 다량 내뿜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한국동서발전 내부보고서를 보면 LNG발전소에서 일산화탄소가 최대 2000ppm(공기 분자 100만 개 중 일산화탄소 분자 2000개)까지 검출됐다. 환경부가 정한 소각시설 오염물질 허용기준(50ppm)의 40배에 달한다.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미연탄화수소도 측정됐다. LNG발전소는 아파트 공원 등 도심 한가운데 지어진 곳이 많다.
그런데도 한국동서발전은 2017년 말 조사를 하고서도 이를 쉬쉬했다.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 등은 오염물질 배출 한도 규정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친환경의 대명사’로 알려진 LNG발전소가 유해물질 배출의 주범이 된 것은 탈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다. 원자력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고, 발전단가가 가장 낮은 에너지원이다. LNG의 발전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발전소들은 가스터빈을 껐다가 다시 켜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연소가 일어나 오염물질이 배출됐다.
100% 완벽한 에너지는 없다. 원자력은 효율성은 높지만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은 산림 파괴를 초래한다. 최근 3년간 태양광 발전용으로 훼손한 산지가 여의도(290㏊)의 15배에 달한다. 풍력발전도 산림 파괴나 소음 등 문제점을 갖고 있다. 석탄과 원전을 줄이고 LNG와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에너지라도 부실하게 운영하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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