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역대 최소…가계빚 GDP 넘었다"

입력 2019-04-10 14:55   수정 2019-04-10 15:02


지난해 가계 여유 자금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져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저축보다 소비가 더 늘면서 여윳돈이 줄어든 결과다. 또한 가계 빚이 금융자산보다 더 많이 늘어나 가계 금융부채 잔액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가계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8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49조3000억원으로 전년(50조9000억원)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직전 최소치였던 2017년보다 줄어 2009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작았다.

자금순환은 가계와 정부 기업 등 경제주체의 자금운용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순자금운용은 경제주체가 예금, 채권, 보험·연금 준비금 등으로 굴리는 자금운용액에서 금융사 대출금 등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로 여윳돈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의 완만한 증가세로 순자금운용 규모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은 금융기관 장기차입금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7년(123조7000억원)보다 20조6000억원 감소한 10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차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금, 보험 및 연금준비금 운용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이에 2017년보다 22조4000억원 감소한 15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의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많이 늘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62조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잔액이 372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부채는 102조6000억원 증가해 잔액이 178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GDP(1782조2689억원) 대비 100.4%를 기록해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이에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은 지난해 말 2.08배를 기록해 2009년 1분기(2.04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기업(비금융법인 기준)의 순자금 조달은 3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조4000억원 늘었다. 2012년(50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일반정부는 순자금운용 규모가 5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소득세, 법인세 등 세수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5조원을 기록해 전년(49조2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늘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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