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핵심 계열사
매각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해외자본 유치 카드 꺼낼 수도
[ 김보형 기자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4)이 벼랑 끝에 몰렸다.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 전량(47.5%)을 담보로 내놓은 승부수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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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회장이 추가로 내놓을 재산은 많지 않다. 그는 대우건설(2006년), 대한통운(2008년)을 무리하게 인수한 게 화근이 돼 2011년 금호산업 등 주력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자 3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2015년 산은에 7228억원을 주고 금호산업을 되찾아오며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도 6000억원가량을 외부차입과 자본유치로 조달했다. 박 전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44)의 금호고속 지분 42.7%는 2015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지원 때 담보로 잡혔다. 전날 산은에 제출한 자구안에 담긴 사재 출연 규모가 박 전 회장 부인과 딸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뿐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박 전 회장이 당장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이 44.1% 보유)과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세이버(80%),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개발(100%) 등 알짜 계열사도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룹에서 이탈하면 재계 25위(자산 기준)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운수업체인 금호고속, 레저업체인 금호리조트만 거느린 소그룹으로 전락하게 된다.
박 전 회장이 중국 등 해외 자본을 유치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중국 하이난그룹 계열인 게이트고메스위스의 투자를 받아 기내식 합작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를 설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박 전 회장 측에 지나친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박 전 회장 측이 전 재산을 걸고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채권단이 박 전 회장 측에 마지막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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