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 여러 군사장비 구매키로…미국은 미국산 무기 사는 걸 굉장히 좋아해"

입력 2019-04-12 03:22   수정 2019-04-12 03:3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문 대통령은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하실 것이라고 밝혔다”며 “미국은 미국 무기를 구매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 일곱 번째 정상회담을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기로 한 사실을 수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군사장비에는 전투기나 미사일 외 여러 장비가 있다”며 “큰 구매를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기 구입을 사실을 이처럼 부각시킨 것은 국내 정치 상황을 염두해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의 ‘미국 2008~2017년 무기수출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그간 총 67억3100만달러의 무기를 수출했다. 이날 역시 한국에 무기를 대량 수출할 것이란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여론의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대를 모았던 부분적인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절한 시기가 되면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3차 북미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3차 북미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있다”며 김정은에게 공을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제재를 유지하느냐’는 기자들의 음에 “계속해서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며 “현 수준의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하며, 적정 수준의 제재라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오전 백악관 영빈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잇따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미·북 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대해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며 “대화 재개에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도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답했다.

외교 의전상 정상회담 직전에 상대국 각료와 참모를 먼저 면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미 정부의 폭넓은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를 한목소리로 뒷받침해달라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워싱턴=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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