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혐의 베트남 여성 '자유의 몸'…내달 3일 석방

입력 2019-04-13 18:4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1)이 내달 3일 석방된다고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3일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흐엉의 변호사 살림 바시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흐엉이 5월 3일 석방될 것이라고 교도소 당국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흐엉은 아주 쾌활한 분위기다. 그 젊은 여성은 (석방 후) 즉각 베트남 하노이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진범은 범행 후 국외로 도주한 네 명의 북한인이라면서 "명백히 흐엉은 자유를 얻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흐엉은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여)와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피고인들은 김정남 살해에 사용한 VX의 독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살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훈련된 살인자"라고 주장해왔다. 말레이시아 현행법에서는 살인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사형이 적용된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3월11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에 대한 기소를 돌연 취하해 시티는 석방됐다. 당시 흐엉에 대한 기소는 취하되지 않았다. 이후 베트남 정부는 흐엉도 석방해줄 것을 말레이시아 당국에 요청해 왔다.

흐엉 등 두 사람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리재남(59), 리지현(35), 홍송학(36),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정남이 아닌 '김철'이란 이름의 자국민이 단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리재남 등 4명은 그가 숨진 시점에 우연히 같은 공항에 있었을 뿐이란 입장이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인 용의자 4명을 '암살자'로 규정하면서도 북한 정권을 사건의 배후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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