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한 달, 서로 바라만 봐도 좋을 이 때 남자친구의 '도벽'으로 고민하는 여성이 있다.
20대 여성 A씨는 최근 남자친구 B씨와 XX커피, OO커피 등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았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연달아 목격했다. 남자친구 B 씨가 다 마신 아메리카노 머그컵을 휴지로 슥 닦더니 가방 안에 넣은 것이다.
A 씨는 너무 놀라 "뭐 하는 거냐"고 버럭 했다. 남자친구는 태연히 "커피값에 분실되는 컵 가격도 포함돼 있다"면서 "다 가져가도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컵도 카페의 재산이라는 생각에 "그래도 그렇지 왜 그 컵을 네가 가져가냐"고 따졌고, 남자친구는 "날 도둑놈 취급하는 거냐"며 기분 나빠했다.
A 씨는 "주인 있는 물건인데 이런 행위는 도둑질이다"라고 지적했지만 B 씨는 "어차피 손님에게 내놓는 물건을 분실할 각오를 하고 내놓는 것이므로 '훔쳤다'라는 표현은 과하다"라며 "넌 도덕적으로 얼마나 깨끗하기에 그렇게 말하냐"라며 분노했다.
이같은 적반하장 태도에 A 씨는 "사귄지 한 달 조금 넘었는데 벌써 정이 뚝 떨어지려고 한다"라며 "더 이상 사귀고 싶지 않을 정도인데 제가 예민한 건가?"라고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여자친구 앞에서 컵 훔치는 정도라면 언젠가는 당신 지갑에도 손댈 것 같다", "저렇게 도덕성이 희박한 인간은 처음", "그렇게 당당하다면 카운터에 컵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가져가지, 왜 몰래 가져가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카페 컵도, 찜질방 수건도 모두 절도고 도둑이다" 등의 반응이 빗발쳤다.
결국 A 씨는 결국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B씨는 A씨에게 이별의 이유가 뭔지 알고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하니 B 씨는 "너같이 멍청한 여자는 처음 본다"면서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서 세상 살겠냐"고 답했다고 한다.
일회용 컵 사용 규제 이후 카페에서 머그잔이 사라지는 이상한 일들이 늘고 있다. B씨 처럼 머그컵, 유리잔 등을 '슬쩍'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
업계 관계자들은 지불한 커피 금액에 머그잔 가격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가져가도 별 소용없는 것을 가져가는 것은 주인 몰래 훔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얻는 '쾌락 추구적 절도'"라며 "자신들이 물건값을 지불했기에 거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반복되면 상습범으로 처벌받게 되며 징역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형법 제329조(절도)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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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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