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맡은지 4개월 만에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 인사
청와대 직권남용 의혹 수사
성범죄 피해여성도 출석 예고
김학의 수사단이 이세민 전 수사기획관 소환 조사를 진행하면서 청와대 직권 남용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4일 오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세민 전 기획관의 소환 조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12일 수사단은 이 전 기획관을 불러 관련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세민 전 기획관은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행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수사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김학의 전 차관의 사건이 관심을 받으면서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아 "좌천성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이세민 전 기획관이 수사기획관 발령을 받은지 4개월 만에 경찰대로 전보됐다는 점에서 의혹에 무게감을 더했다.
앞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와 함께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경찰 수사 부당개입과 인사 불이익 등 직권남용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이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특정했다.
곽상도 의원 측은 "경찰이 김 전 차관 의혹 내사 사실을 보고하지 않다가 임명 발표일에야 내사 사실을 알렸다"면서 경찰 수사에 부당한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찰 관계자들은 "청와대에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의혹을 보고했지만, 묵살당하고 결국 좌천됐다"는 입장이다.
이세민 전 기획관의 소환 조사와 함께 별장 성폭행 피해자로 알려진 A 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A 씨는 2013년 경찰 조사와 검찰 조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듬해 A 씨는 입장을 번복하고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검찰은 동영상에서 얼굴 식별이 힘들고, A 씨의 진술 신빙성도 높지 않다는 이유로 김학의 전 차관에게 다시 무혐의 처분을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김학의 전 차관의 고화질 동영상이 공개됐고, 해당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은 뚜렷하게 실별이 됐다. 김학의 전 차관 측은 "이는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