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확 늘린 이마트24, 매출 1兆 처음 넘겼다

입력 2019-04-14 17:14  

작년에만 1055개 매장 늘어
이마트24 브랜드 효과도 커



[ 안재광 기자 ] 편의점 이마트24 매출이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적극적으로 매장을 늘린 결과다. 이마트24는 ‘주류 특화매장’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도입,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해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해 매출 1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매출 50% 넘게 증가

이마트24는 작년 1조3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에 비해 51.7% 급증했다. 업계 선두를 다투는 CU와 GS25가 지난해 매출이 3~4%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공격적인 출점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다른 국내 편의점들은 점포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었다. 최저임금이 최근 3년 새 38.4% 뛰는 등 인건비가 급격히 오른 영향이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점주가 가져가는 몫이 감소하자 새로 편의점을 열겠다는 사람이 줄었다.

기존 편의점 점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점주들은 이전보다 출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인근에 새로 편의점이 생기면 ‘점포 간 출혈 경쟁을 유발한다’며 열지 못하도록 본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본사는 출점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출점을 스스로 제한했다. GS25와 CU가 지난해 늘린 점포 수가 각각 600여 개에 불과했던 이유다. 전년 대비 신규 출점이 반토막 났다.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과 다른 길을 갔다. 작년에만 매장을 1055개 늘렸다. 신규 출점에서 국내 편의점업계 1위였다. 전체 매장은 2017년 말 2652개에서 작년 말 3707개로 늘었다. 40%나 증가한 것이다.

매장이 많지 않았던 것도 확장에 도움이 됐다. 1만3000개가 넘는 CU, GS25에 비해 신규 매장을 열기 수월했다. 점포 간 상권이 겹치는 곳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판을 기존 위드미에서 2017년 이마트24로 바꿔 단 뒤 브랜드 덕도 봤다. 이마트가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서 쌓은 평판과 인지도가 가맹점 모집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역 특화형 매장으로 차별화

이마트24는 기존 편의점이 잘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을 여는 등 올해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릴 계획이다. 지난 2월 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주류 특화매장이 대표적이다. 주류 특화매장은 기존 수입맥주 위주의 편의점 주류 코너를 대폭 확대했다. 와인만 80여 가지나 된다. 20여 가지의 위스키와 10여 종의 수제맥주도 있다. 120여 개 주류 상품을 판매한다. 주류 특화매장은 선보인 지 얼마 안 됐지만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루평균 매출이 두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매출에서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11%에서 20%로 높아졌다. 이마트24의 주류 특화매장은 지난달 말 기준 244개다. 올 상반기에 5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 편의점에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편의점,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편의점 등 각 상권 특성에 맞게 매장을 특화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낮은 점포당 매출은 과제

약점도 있다. 이마트24는 점포당 매출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2017년 기준 3억7885만원. GS25(6억5080만원)는 물론 매출 규모가 비슷한 미니스톱(6억1300만원)에도 못 미친다. 확장에 집중하다 보니 규모가 작고 상권이 다소 불리한 곳에도 매장을 많이 낸 영향이다. 이마트24가 지역 특화형 점포를 시도하는 것도 점포당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상충하는 점도 풀어야 하는 과제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마트의 자체상표(PB) ‘노브랜드’ 상품만 모아 파는 초저가 슈퍼 같은 곳이다. 매장이 200개를 넘기자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을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고 점주 모집에 나섰다. 그러자 이마트24와 상권이 겹치는 곳에서 반발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은 겹치는 상품이 없고 업태도 완전히 달라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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