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벤처기업 육성 절박함이 '수축사회' 막을 것"

입력 2019-04-14 17:45  

박영선 장관으로 주목받는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성장 아닌, 파이 줄어드는 '수축사회'
한국도 5년이면 수축사회 접어들어



[ 장현주/신경훈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수축사회’를 화두로 제시한 데에는 전 직원이 ‘절박함’을 갖고 임해 달라는 주문이 담겨 있습니다.”

취임 직후 부처 직원들에게 독서토론을 제안한 박영선 신임 중기부 장관이 첫 번째 책으로 《수축사회》를 골라 눈길을 끌었다. ‘증권계의 미래학자’로 불린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사진)가 작년 12월 발간한 책이다. 14일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난 홍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부서”라며 “중소벤처기업에서 제2의 네이버나 제2의 셀트리온이 탄생해야 한국이 수축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가 처음 고안했다고 밝힌 ‘수축사회’는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팽창사회’와 대척점에 있는 개념이다. 팽창사회가 막을 내리고, 파이가 더 이상 커지지 않는 ‘제로섬 사회’를 지나 파이 자체가 줄어드는 ‘수축사회’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한국 사회가 수축사회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환경오염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축사회를 몰고 오고 있다”며 “빠른 속도로 세계 경제가 수축사회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한국이 수축사회 문턱까지 남은 골든타임은 5년”이라고 내다봤다. 6·25전쟁 직후 태어난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사실상 경제활동을 마치고 은퇴하는 시점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도 골든타임의 시한을 재촉한다.

가계부문은 물론 기업도 수축사회에 맞게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홍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철강 화학 정유 기계 조선 건설 자동차 정보기술(IT) 등의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라며 “문제는 대부분 분야가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놓였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이 팽창사회 영역에 남아 있는 산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통(通)’이기도 한 홍 대표는 수축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은 수축사회의 전형이지만 세계적인 기술력을 다량 보유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 사회 리더 계층의 무능함은 한국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명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사장까지 올랐던 홍 대표는 퇴직 후인 2017년 컨설팅회사 혜안리서치를 설립했다. 2017년 한 대학의 대학원 행정학과에 진학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글=장현주/사진=신경훈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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