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공장에 협력사들의 정비동과 사무실을 1997년부터 무상 제공하고 있다. 중소 협력사들이 현장 사무실을 운영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또 노사가 월급을 조금씩 떼 협력사에 나눠주고 있다. ‘1% 행복나눔’ 기금이란 이름으로 2017년 10월부터 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적립하면, 그만큼 회사가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올해 초에도 ‘2019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 전달식’을 열고, SK 울산석유화학복합단지(CLX) 협력사 직원들에게 23억6000만원을 전달했다.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도 올해 인천에 있는 협력사 직원들과 기금 전달식을 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1% 행복나눔 기금이 지난해 기준 약 106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매년 SK 관계사가 공동 개최하는 ‘SK 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통해 협력사의 구인난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전기·계기 등 설비 분야와 안전 분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협력사 구성원들의 자격증 취득·유지도 지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고(故)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강조한 ‘한솥밥 문화’에서 상생정신이 유래됐다”며 “상생 개념이 도입되기 전인 1990년대 후반 이미 협력사 결제대금 조기 지급 제도를 정착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다른 축인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주 결정을 계기로 대규모 상생 보따리를 풀었다. 용인에 함께 들어설 협력사들을 위해 1조2200억원의 동반성장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것이다. 마스터플랜은 용인 클러스터 50여 개 협력업체에 각종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인공지능(AI) 상생협력센터 설립과 상생프로그램이다. 총투입금액은 6380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AI 기반 ‘상생협력센터(가칭 WeDoTech 센터)’를 설립하고 산단 내 대·중소기업의 창업연구공간, 회의실, 교육장 등을 구축한다. 상생프로그램에도 10년간 59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상생펀드는 2022년 착공 예정인 첫 번째 반도체 팹 기공에 맞춰 반도체행복펀드 2000억원, 지분투자펀드 1000억원 등으로 조성된다. 조성된 자금은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관련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술혁신기업에 사업자금 무이자 대출 및 스타트업 자금 지원, 중장기 지분 투자 등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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