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후 도주, 동승자에게 범죄 뒤집어씌워
법원 "교통사고 범죄 중 가장 형이 무거운 치상 후 도주, 징역 1년6개월"
무면허 음주 뺑소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뮤지컬 배우 손승원이 형에 불복, 항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승원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12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1일 판결 직후 항소장을 낸 것. 이에 따라 손승원의 무면허 음주 뺑소니 혐의에 대한 형량은 항소심에서 결정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손승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 등 혐의로 징역 1년 1년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본래 손승원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인 '윤창호법'으로 기소됐지만, 법리적인 이유로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사람을 차로 쳐 다치게 한 뒤 도주까지 할 때 적용되는 특가법상 도주치상죄는 최대 징역 3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윤창호법'보다 양형 범위가 더 무겁다.
재판부는 "피고인(손승원)은 음주운전으로 이미 2차례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사고를 낸 후, 수습을 하는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책임을 모면하려는 모습까지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또 윤창호법을 적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교통사고 범죄 중 형이 가장 무거운 유형 중 하나인 치상 후 도주죄를 저지른 바람에 아이러니하게도 법리적으로는 '윤창호법'을 적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엄벌이라는 (윤창호법) 입법 취지는 이 사건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었다"고 양형 배경을 전했다.
손승원은 지난해 8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멈춰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해 면허가 취소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말 부친 소유의 자동차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 도주했다.
여기에 "이번에 걸리면 안 된다"면서 동승자였던 후배 뮤지컬 배우 정휘에게 "네가 운전을 했다고 하라"면서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조사과정에서 거짓말도 했다.
손승원은 재판 과정에서 범죄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 "선처해 준다면 군 생활을 열심히 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또다시 공분을 자아냈다.
한편 손승원은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했다. 이후 '쓰릴미', '헤드윅', '그날들', '랭보' 등의 유명 뮤지컬에 출연하며 활동해 왔다. 이후 활동 영역을 넓혀 '힐러', '청춘시대', '으라차차 와이키키' 등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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