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마트시티를 새 수출동력으로

입력 2019-04-16 17:27  

권평오 < KOTRA 사장 pokwon@kotra.or.kr >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 붐이 일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관심이 뜨겁다. 사우디아라비아는 5000억달러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세계 최대 미래 도시를 건설하는 네옴(NEO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종합예술’로 불리는 스마트시티에 한국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부산(에코델타시티)과 세종(5-1생활권)에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이 마련됐다. 쿠웨이트 페루 등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유관기관들이 참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도 스마트시티 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과 신도시 조성 노하우가 풍부한 한국은 스마트시티의 해외 진출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국가마다 스마트시티에 쏟는 관심의 정도가 다르다. 아직 방향성이 불분명한 나라도 있다. 그러므로 국가별 수요와 상황에 맞춘 탄력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도시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은 신도시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관련 기관 및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국에 프로젝트를 제안해야 한다. 정책금융까지 수반되면 더 좋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쿠웨이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효과적인 방식이다.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은 신도시 개발방식이 적합하지 않다.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안전(방범, 방제), 에너지(스마트그리드, 스마트조명) 등 스마트시티의 요소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분야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마트시티의 콘셉트가 정해져 있지 않은 국가에는 경제개발경험공유사업(KSP)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건설계획을 컨설팅하거나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해외 스마트시티 진출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입체적으로 참여하는 ‘팀 코리아’ 방식이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해외 건설시장에 개별적으로 도전해 출혈경쟁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팀 코리아는 이런 피해를 줄이고 수주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스마트시티를 한국의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삼자. 정부부처, 유관기관, 기업을 총망라하는 범(汎)정부 차원의 협력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84개국에 126개 해외무역관을 운영하는 KOTRA는 해외 스마트시티 건설 수요를 발굴해 국내 기관과 기업들과 공동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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