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헤지 전략 등 활용
투자 리스크 최소화 바람직"
[ 이호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최근 1130~1140원 선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것을 활용해 개인투자자가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보합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단기 차익을 노리는 달러 ETF 투자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0전 하락한 달러당 1134원80전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연중 최고치인 달러당 1145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로 반전하며 1130~114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금리 인상 등의 우려가 완화되면서 현재로선 환율이 급등할 만한 마땅한 변수가 없다”며 “단기 고점인 1140원대의 지지선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 그 아래에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가 달러 ETF를 통해 박스권 환율에 베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환율이 연중 최고치(달러당 1145원)로 마감된 8일 개인투자자는 국내 달러 인버스 레버리지 ETF인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레버리지’ ETF를 1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달러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한국거래소의 달러선물지수(F-USDKRW)를 두 배로 역추종한다. 즉 앞으로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달러 인버스 레버리지 ETF를 사두면 지수 변동폭의 두 배만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예상과 달리 환율이 오르면 변동폭의 두 배만큼 손실을 입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투자 전략이다.
환율이 1133원50전으로 떨어졌던 15일에는 역으로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레버리지’ ETF를 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8일 ETF를 매수해 15일 매도했다면 단 1주일 만에 1.77%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란 계산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환 시장은 주식 시장만큼이나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조차 단기 예측이 빗나갈 때가 적지 않다”며 “달러 ETF에 돈을 넣는다고 하더라도 분산 투자나 헤지 전략 등을 활용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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