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아파트서 '묻지마 살인'…불 내고 대피 주민에 흉기 난동

입력 2019-04-17 17:59  

진주서 5명 사망·13명 부상
범인 조현병 전력 '횡설수설'



[ 김해연 기자 ] 경상남도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참변이 일어났다.

17일 진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께 가좌동 한 아파트 4층에 사는 안모씨(42)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안씨는 방화에 이어 연기를 피해 아파트 밖으로 뛰어나온 주민들에게 미리 준비해둔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아파트에 난 불은 20여 분 만에 꺼졌지만 안씨의 ‘묻지마식’ 흉기 난동으로 70대 남성 1명과 60대 여성 2명, 30대 여성 1명, 12세 여자 어린이 등 아파트 주민 5명이 숨졌다. 주민 6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나머지 7명은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시고 별다른 부상은 없었지만 충격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조사 결과 2015년 이 아파트에 입주해 혼자 살고 있는 안씨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난동을 부리며 아파트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9월25일 자신의 집 바로 위층과 303동 2개 승강기에 인분을 투척했고, 지난달 12일과 16일에도 오물을 투척했다. 안씨는 올 1월엔 주민 2명을 시비 끝에 폭행하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안씨가 지난해부터 위층에 사는 주민 집과 승강기 등에 오물을 투척하고 위협적으로 욕을 하는 등 그동안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관리사무소는 안씨의 계속된 위협과 난동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씨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정신병(조현병)으로 치료받은 진료기록을 확인했다.

진주=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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