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전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추모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가슴에 담기 위해 경기도 교육청이 4월 한 달을 '노란 리본의 달'로 지정하고 추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 한 학부모가 "내 자식은 추모행사에서 빼 달라"는 내용이 담긴 손편지를 담임 선생님에게 보낸 사연이 공개되며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A의 엄마라고 밝힌 학부모는 편지를 통해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된 어떤 것들을 한다고 들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육기관에서 왜 세월호 행사를 아이들에게 하도록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는 해상사고였을 뿐이고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국민들에게 슬픔과 추모를 강요하고 정치인들이 정치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이지 학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위(노란 리본, 그림 그리기 등)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교육감과 장관이 아시겠지만 진보 성향의 좌파 분들이라 이런 행사를 좋아하고 학교에 권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라기는 학교 차원에서 이미 계획된 것이라면 취소되었으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저희 A라도 이런 것들에 동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교육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부모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추모가 있다면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한 분들 천암함, 연평해전, 6.25 등과 소방대원, 훌륭한 지도자들이 아닐까?"라며 "정부와 교육당국이 세월호 해상사고를 자꾸 정치적 차원에서 이용하고 마치 기념일처럼 슬픔을 강요하는 것을 중단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편지를 드리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편지가 웹상에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학부모의 의견에 일부 동감하면서도 세월호 참사를 함께 추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의견의 온도차를 보였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추모를 단원고가 아닌 학교 차원에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말도 안 되는 슬픈 죽음이었지만 다른 추모 행사는 안 하는데 세월호만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조례 시간 언급 정도면 모를까, 학교 행사라...생각해 볼 문제다", "세월호 추모에 추모는 없고 정치적 이념과 이해득실만 남아 있다", "세월호 추모 행사를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학생들의 행사 참여의사를 묻고 원하는 학생들만 하는 것이 맞다", "학교 차원에서 배워야 할 것은 안전 의식", "가슴 아파 하는 것은 개인의 영역"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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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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