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비핵화 뒤 경제번영 '카자흐 모델' 강조

입력 2019-04-22 17:41  

韓·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세계 4위 핵강국이었던 카자흐
비핵화 뒤 중앙아시아 부국으로
북한 비핵화 적극 협력 합의



[ 김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누르술탄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한반도가 평화지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발전 노선을 강조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세계 4위 핵강국에서 비핵화 선도국으로 탈바꿈한 뒤 경제적 번영을 이룬 ‘카자흐스탄 모델’을 강조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카자흐스탄의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스스로 비핵화 길을 선택했고, 그 결과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 미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정부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모델을 주목하는 것은 핵무기 포기 및 비확산 정책 이후 경제적 번영을 이룬 대표 국가이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소련 연방 붕괴 당시 전략 핵탄두 1410개, 대륙간탄도미사실 104기, 전략폭격기 40대 등의 핵 전력을 물려받아 세계 4위 핵강국이 됐다. 하지만 초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보유 핵자산 전량을 반출 및 제거한 이후 국제사회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중앙아 최부국으로 변모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핵개발 과정이나 지정학적 위치 등에서 (북한과) 다르지만 1996년 이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던 카자흐스탄이 핵 포기 이후 경제적 성과를 이룬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과 관련해 “내년이면 봉오동 전투 100년이 되는데 한국 국민은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유해를 봉환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뜨겁다”며 토카예프 대통령의 관심을 부탁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역사적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양국 관계를 감안해 내년 행사 때까지 해결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누르술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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