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축소…소득세 인하
[ 설지연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근로시간 확대, 소득세 인하 등을 담은 개혁안을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20여 년 전 제정된 법에 따라 ‘주당 35시간 근로제’를 고수해 온 프랑스에서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공휴일을 줄이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르주르날뒤디망슈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발표 예정인 연설문에는 “중산층에 대한 조세 부담 완화를 비롯해 근로시간 확대, 재정지출 감축 필요성 등을 검토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초 마크롱 대통령은 ‘노란 조끼’ 시위 등을 통해 분출한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 지난 15일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일정이 취소되면서 25일로 미뤄졌다.
마크롱 정부는 근로시간 확대를 위해 주 35시간 근로제 폐지, 공휴일 축소, 근로시간에 따른 퇴직금 적립 비율 상향 등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1998년 ‘오브리법’을 통해 당시 주당 39시간이던 법정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했다. 이 조치는 이후 20년간 프랑스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동안 프랑스 정부는 법정 근로시간엔 손을 대지 않고 최대 근무시간과 초과 근무 임금 비율을 조정하는 수준의 법안 개정을 몇 차례 했다.
다만 근로시간 연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상당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여론연구소와 르주르날뒤디망슈가 벌인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4%가 근로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롱 정부는 중산층을 위한 소득세 감면도 추진할 예정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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