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생산거점 이전
[ 전설리 기자 ] LG전자가 경기 평택에 있는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긴다. 생산은 100% 해외에서 하고 연구개발(R&D) 부서만 한국에 남기기로 했다. 업계에선 LG전자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 따른 적자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시도란 해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6월부터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 물량을 줄이기 시작한다. 연내에 가동을 완전히 중단할 예정이다. 평택 공장의 역할은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이 맡는다. 그동안 평택 공장은 LG전자 스마트폰 생산의 15% 안팎을 담당했다. ‘G시리즈’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만들었다. 나머지 물량은 베트남과 중국, 브라질 공장을 활용해 생산했다.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평택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다른 사업 분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하면서 몸집을 줄여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신입사원을 받지 않았다.
그동안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 적자는 3조원에 이른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부문 적자를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택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 인건비 부담이 줄어든다. 베트남은 올해 최저임금 기준 월급이 418만동(약 20만6000원) 선이다. 한국(174만5150원)의 8분의 1 수준이다. 정부 지원이나 세제 혜택 측면에서 베트남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은 외국 기업이 첫 투자 시점 이후 4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해외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에 LG 계열사 공장이 몰려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메이드인 코리아’ 스마트폰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생산 스마트폰 비중은 2008년 11.4%에서 2018년 1.3%까지 내려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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