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4% 증가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안방 시장에서 주춤했지만 해외 판매량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통상임금 관련 충당금(9777억원) 중 일부가 환입돼 실적 개선폭이 두드러졌다.
기아차는 25일 1분기 매출액이 12조44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4.4% 늘어난 594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0.9%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차의 컨센서스는 매출액 12조8916억원, 영업이익 4515억원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오른 4.8%. 당기순이익은 50.3% 증가한 6491억원으로 나타났다.
차량 판매 대수는 64만8913대로 집계됐다. 내수 시장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했다.
시장별로 보면 내수 판매량은 11만4482대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7.5%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13만8259대)과 아시아?중남미 등 신흥국(18만7529대) 등에서 판매가 늘었다. 해외 판매량은 53만4431대로 2.4% 늘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력인 레저용 차량(RV) 노후화로 인해 내수 시장과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 판매량,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영업이익은 판매 단가 상승과 통상임금 충당급 환입 등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 3월 노동조합과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과 관련해 합의했다. 사측이 지급하게 될 미지급금은 1인당 평균 1900만원이다. 이에 1분기부터 2017년 3분기에 재무제표에 쌓은 충당금 9777억원 중 일부가 환입됐다.
기아차는 올 한 해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는 주요 RV 신차 투입과 신흥국 시장 공략 등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최근 미국 시장에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 판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루라이드 효과에 조지아 공장의 올해 출고량은 지난해(23만8000대)보다 18.4% 뛴 28만2000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어 “국내엔 새 소형 SUV(프로젝트명 SP2)와 모하비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등을 내놓을 방침”이라며 “준대형 세단 K7 부분 변경 모델과 신형 K5 등도 출시한다”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특히 하반기 인도 공장이 본격적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신흥국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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