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가 국내에 196만정이나 유통됐다. 오·남용할 경우 심혈관 이상 반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해양경찰청 외사과는 중국산 가짜 유명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 시알리스 등)를 밀수 유통한 중국인 A(44)씨 등 4명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및 상표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A씨 등은 2015년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에서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화물에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212만정(시가 319억원 상당)을 몰래 숨겨 들여와 일부를 국내서 불법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화물 퀵서비스를 이용해 전자제품으로 둔갑시킨 뒤 서울시내 한 가정집으로 보내 적당량으로 다시 포장해 유통시켰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밀수공급자, 운반자, 판매자, 대금수수자 등 업무를 철저히 분업화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해경 관계자는 “시알리스는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 성분이 검출되는 등 정품 의약품과 전혀 다른 성분으로 만들었다”며 “실데나필이나 타다라필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은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전문의 처방에 따라 용법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강점을 살려 제작했다는 아드레닌이라는 유령상표 의약품은 세계에서 구입할 수 없는 불법 제품이었다.
구속된 A씨(44·여·중국인)가 가짜 성기능 의약품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보내면 B씨(72)가 물건을 받아 불법 유통업자에게 넘겨줬다. 인천에 사는 A씨의 아버지 C씨(68)는 밀수품 판매금을 수금해 다시 딸에게 전달했다.
해경은 취득한 가짜 의약품을 진짜 발기부전제로 포장에 판매한 D씨(59)도 구속했다.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한 B씨와 부친 C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해경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밀수 공급자를 검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경은 중국에서 밀수를 주도하고 있는 A씨를 특정하고 전격 출국정지시킨 후 검거했다.
A씨는 중국에서 1정 당 100원에 구입해서 판매자에 200원에 넘기고, 판매자는 다시 300원 이상을 받고 소매상에 판매했다.
이들이 밀수한 가짜 의약품은 총 212만정으로 이중에서 196만정이 유통됐다.
김언호 해양경찰청 외사과장은 “국내 유통망을 검거해 온 과거 사례와 다르게 중국으로부터 가짜 약 밀수 공급자를 검거한 해경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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