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44조원까지 내려왔다. 6개월 전(209조원)은 물론 3개월 전(171조원), 1개월 전(154조원)에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절대적인 금액보다 이익 전망치 하락이 멈추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주변국과 비교해도 한국 기업들의 이익 하락폭이 큰 편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한국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한 달 새 4.8% 하락했다. 일본은 0.8% 하락에 그쳤고, 중국은 0.1% 상승했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벌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다다랐다.
지난 2년간 전체 상장사 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정보기술(IT)주가 올해 이익 전망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유가증권시장 IT주는 지난해 91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50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한 달 새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8.6% 하락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전 36조원에서 30조원으로 14.8% 낮아졌다.
반도체 업황과 수출 경기가 살아나면서 2분기엔 기업 이익 전망치가 반등할 것이라던 기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가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되고,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 전망치가 지금보다 더 내려갈 여지도 적지 않다”며 “IT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되며 버팀목이 될 것이란 전망이 최근 경기 상황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