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대화를)서두르지 않고 북한의 반응을 차분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이고 북측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 지난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후 미북과 북한의 후속 협상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지난 2개월간 ‘포스트 하노이’ 상황에 비춰볼 때 단기간에 미·북 대화가 재개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 대사는 “미국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미국측의 입장을 분명히 제시했다고 생각하며 ‘이제 공은 북한 쪽에 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자신들이 내놓은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으며 미국이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북측의 반응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간의 문제이지 대화와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대사는 “중요한건 하노이 이후 모두가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도 하노이 회담에 대한 여러 불만 표출에도 불구하고 정상간 우의를 거듭 확인하고 일정한 선을 넘지 않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정체와 교착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북미협상의)큰 흐름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북측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또 아직 성사 여부는 모르지만 북중 정상회담을 추진함으로써 대미(對美)협상 입지를 넓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측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이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유럽, 일본 등과도 긴밀히 협력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북한 문제가 주 의제였지만 교역·투자 등 양자현안에 대한 의견교환도 있었다”며 “성공적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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