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채권 투자와 같다

입력 2019-04-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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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기업에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은 큰일로 여겨졌다. 남다른 정보력을 지닌 대기업이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시장의 하락을 예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대중의 생각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많이 달라졌다. 일반 투자자도 서울 주요 지역에 있는 대기업 사옥과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등을 유동화된 투자상품으로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기업의 정보력이 펀드나 리츠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 대비 월등할 것이란 인식이 많이 줄었다.

부동산 중에서 정기적으로 임대료가 나오는 자산을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부른다. 수익형 부동산의 거래가격이 정해지는 메커니즘은 의외로 간단하다. 연간 임대수익(임대수입에서 지출 제외)이 1억원이라고 하고,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이 10%라고 해 보자. 해당 자산의 매수호가는 10억원(보증금 별도)이 된다. 같은 조건에서 기대하는 수익률이 5%로 조정된다면 호가는 20억원이 돼야 한다. 20억원을 투자했을 때 연간 5%의 수익률을 충족하는 수익이 1억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간단한 산식으로 책정된 숫자는 거래가격의 기준이 된다. 상황에 따라서 가격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지만 충분히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수익형 부동산을 거래할 때 채권과 부동산의 특성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국가 및 우량한 법인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약정금리가 낮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주체가 채권을 발행한다면 금리가 높아져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현금흐름 근원은 임대료를 내는 주체, 즉 임차인에 있다. 해당 부동산의 투자가치는 임차인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상품은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따라서 임차인의 신용이 양호한 측면이 있고 임대차계약조건도 비교적 정교하다.

개인이 투자하는 부동산은 이에 비해 임차인의 신용이나 계약조건이 취약한데도 수익률은 더 낮은 경우가 많다. 채권으로 보면 회사채 금리가 국공채 금리보다 낮은 것과 같은 논리다.

부동산 투자에서 이런 수익률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매도 시 차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의 기준가격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이런 역전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시장은 일정 부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적정 수익률에 대한 판단 실수로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투자대상 물건에 있는 임차인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오피스텔에 투자한다면, 잠깐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에 민감한 임차인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편의점이 입점한 상가에 투자한다면 편의점 점주의 수익 구조와 지출 범위를 따져봐야 한다. 임차인 바로알기를 통해 적정한 임대료와 투자 수익률 계산이 가능하고 향후 매도 시 시세차익도 예측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수익형 부동산에 꼭 투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투자 기회가 생겼을 때 임대료 수준과 수익률 등을 비교해 자신의 기준에 부합할 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조수연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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