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경영권 승계의 서막을 올렸다. 이재현 CJ 회장(사진)의 자녀들이 지분을 가진 CJ올리브네트웍스의 분할을 통해서다. 이는 CJ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CJ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피해주 우려로 2015년 이후 주가가 부진했지만,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선호 부장 등 총수일가가 CJ 지분을 마침내 확보함에 따라 시장의 우려를 덜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이다.
CJ는 전날 지분 55%를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를 정보기술(IT) 부문과 올리브영으로 인적분할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주식 교환을 통해 IT 부문을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그룹의 지주사인 CJ의 최대주주는 39.6%의 지분을 가진 이재현 회장이다. 이 회장의 자녀 중에서는 딸인 이경후 CJ ENM 상무를 제외하고 CJ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이 상무의 보유지분도 0.1% 수준으로 미미하다.
때문에 승계를 위해 자녀들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이를 통해 자녀들이 CJ 지분을 취득케 할 것이고, 보다 많은 지분 확보를 위해 CJ 가치(주가)를 낮출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이번 결정은 CJ 주가 저점에서 이뤄졌을 것이란 인식도 가능한 것이다.
이선호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14.83%, 이경후 상무가 6.91%를 가지고 있다.
주식 교환은 CJ가 보유 중인 자사주로 지급된다. 교환 후 CJ의 자사주는 기존 11.2%에서 4.3%로 하락한다. 이선호 부장은 2.8%, 이재환 대표는 2.3%, 이경후 상무는 1.2%의 CJ 지분을 얻게 된다.
이로써 CJ는 경영권 승계 관련 우려를 덜게 됐다. 또 IT사업부의 대부분의 이익을 배당으로 CJ에 지급할 계획인 점도 투자자에게 긍정적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룹사의 IT 서비스를 담당했던 사업부가 CJ의 100% 자회사가 되기 때문이다.
IT사업부의 완전 자회사 형태가 추가 자금유치에 유리하다는 CJ의 설명은, 이후도 감안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회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시 '규제대상회사의 간접지배회사'로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된다"며 "외부투자 유치로 지분이 50% 이하로 하락하면 규제 대상에 제외된다"고 했다.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 중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비상장사 기준, 상장사는 30%)이면서, 내부거래금액이 연 200억원 이상이거나 상대방 연매출의 12% 이상인 곳이다. 규제대상 회사가 지분을 50% 초과 보유, 즉 간접지배하는 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