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신혼집 CCTV 비밀번호 알려달라는 시어머니

입력 2019-04-30 15:47   수정 2019-04-30 17:43



한 신혼부부가 여행을 다녀온 후 부모님을 집에 초대했다.

시어머니는 거실 천장에 붙은 카메라를 가리키며 '저게 뭐니'라고 물으셨다.

"아 어머님, 그거 제가 결혼 전 혼자 살때 고양이 키우면서 산 홈 CCTV에요. 일하러 가서 고양이들 뭐하는지 궁금해서 설치한건데 지금도 밖에서 궁금할때 보고 그래요."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에서도 실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시어머니는 큰 관심을 보였고 이윽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신기하다. 나도 CCTV 비밀번호 좀 알려다오."

이 말을 듣고 놀란 며느리는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는 거잖아요. 못 알려드려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시어머니는 "나도 동물 좋아하니까 심심할 때 고양이들 한 번씩 보려고 그래. 너네 부부 어떻게 사는지도 가끔 볼 수 있으니 알려달라는 건데"라고 재차 요청했다.

아닌건 아니라는 생각에 거절했는데 며칠 후 남편을 통해서도 비밀번호를 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 또한 어머님께 "그건 아닌것 같다"면서 "나 혼자 살아도 안 알려드릴 거 같은데 같이 사는 집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려드리냐"고 답하며 일단락 지었다.

이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동물 보고 힐링하고 싶으면 동물농장이나 볼 것이지 남의 집 CCTV는 왜 보려고 하는 걸까", "현관 비밀번호보다 끔찍하다", "아들 장가보내신 게 아니라 미취학 아동 어린이집에 보낸걸로 생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자녀의 결혼은 원가족과의 독립을 의미하며 따라서 자녀에 대한 간섭은 부부갈등의 원인이 된다"면서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려운 관계로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하며 부당한 대우로 인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시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남편을 통해서 본인 의견을 잘 전달하여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작성자 분이 고양이를 사랑해서 집에 CCTV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갑자기 시어머니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은 며느리 입장에서는 정말 황당한 일이다. 외국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시부모나 처가 부모님의 간섭이 심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간섭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부모님이 자녀 교육이나 경제적으로 특히 결혼비용을 지나치게 지원해주어서 일종의 지분권 행사개념으로 간섭이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부당한 요구에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도 시어머니가 지나치게 간섭해서 혼인생활이 파탄에 이를정도라면 이혼사유가 될 수도 있다"면서 "며느리는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고 사생활의 자유가 있다. 특히 결혼한 부부는 독립된 인격체로 부모님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가 심심하다고 한다면 차라리 고양이 한 마리 사드리는 것이 어떨까?"라고 조언했다.

도움말=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이혼전문),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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