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올라
상폐 결정 땐 수익률 타격
[ 임근호 기자 ]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엘앤케이바이오 주식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수익률이 회복 중인 코스닥벤처펀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공모 코스닥벤처펀드들이 보유한 엘앤케이바이오 주식(보통주·우선주)의 평가액은 98억원으로 보유 금액이 가장 컸다. 그 뒤는 천보(91억원), 펄어비스(89억원), 바이오니아(86억원), EDGC(72억원), 위메이드(71억원), 올릭스(61억원), 아이에이(58억원) 순이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5일 첫선을 보였다.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나 전환사채(CB) 등에, 35%를 코스닥시장 상장 중소·중견기업 신주 또는 구주에 투자하면 펀드 운용사에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해 주는 상품이다. 투자자에겐 최대 3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지난해 17.3% 하락했던 코스닥시장이 올 들어 8.0% 상승하면서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가까스로 회복하고 있지만 엘앤케이바이오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척추 임플란트와 인공 무릎관절 등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엘앤케이바이오는 4월 11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외부감사인(회계법인)으로부터 2년 연속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3일까지 결정된다”며 “회사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한다면 한국거래소의 검토를 거쳐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KTB자산운용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엘앤케이바이오 유상증자에 참여해 전환상환우선주(CPS) 114만4818주(지분율 9.26%)를 들고 있다. 우선주 1주를 보통주 1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이다. 사모펀드로 범위를 넓히면 코스닥벤처펀드의 엘앤케이바이오 보유 규모는 더 커진다. 수성자산운용, 밸류시스템자산운용 등이 이 회사 전환사채(CB)를 들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가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 심리는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해 38.5%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에 회사 사정을 적극 해명하고 있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외부 회계법인의 컨설팅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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