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회장과 이희구 회장 재투자하며 경영 참여
블랙스톤, 물류회사로 지오영 가치 높게 봐
≪이 기사는 04월30일(15: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국내 최대 의약품 도매업체인 지오영을 1조1000억원에 인수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지난 29일 외국계 PEF인 앵쿼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46% 지분을 포함해 지오영 지분 100%를 1조100억원에 인수한다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과 이희구 회장은 매각 대금 대부분을 블랙스톤이 지오영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에 투자함으로써 주요 주주로 남아 회사 경영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지오영은 2002년 조 회장과 이 회장이 설립한 의료 도매업체로 전국적으로 약국 1만4000여곳, 대형병원 50여곳에 의약품을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5762억원, 영업이익은 499억원을 달성했다.
지오영은 해외 유력 사모펀드(PEF)들로부터 자금을 투자 받아 외형을 키워나갔다. 2009년에는 골드만삭스 계열의 PEF인 골드만삭스PIA으로부터 400억원을 투자 받았다. 2013년에는 앵커프라이빗에쿼티가 골드만삭스PIA 지분과 회사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1500억원을 투자했다.
지오영은 투자 받은 자금으로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로는 최초로 물류시설을 도입했으며,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수도권 중심이었던 유통채널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요 의약품 도매업체를 사들이며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블랙스톤은 지오영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데다,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조단위의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지오영은 의약품 도매업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물류회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의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오영은 사실상 택배회사로 보는 것이 투자 관점에 보기 편하다”라며 “지오영이 보유한 전국 물류시스템을 통해 다른 제품을 전달할 수 있고, 물류 창고를 이용해 해외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3자 물류로 진출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앵커프라이빗에쿼티는 지오영 투자로 원금 대비 3배 가량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영 외에도 경남에너지, 이랜드월드 투자 등으로도 큰 이익을 남겼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업체인 헬스밸런스와 콜센터업체인 메타넷엠씨씨 등의 매각도 추진하는 등 활발한 자금 회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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