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빈곤'이 주요 원인
65세 이상 10년새 3배↑
[ 조아란 기자 ] 교도소에서 50대 이상 수형자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쉰 살이 넘은 수형자가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10년 전에는 다섯 명 중 한 명꼴이었다. 수형자들의 나이가 많아진 것은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법조계에선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령층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1일 법무부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교도소의 전체 수형자(3만6167명) 가운데 37.4%(1만3573명)가 50대 이상이었다. 2008년에는 20%였지만 5년 만에 30%를 넘어선 뒤 40%를 넘보고 있다.
수형자 노령화의 배경은 인구 고령화 여파가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07년 9.8%에서 2017년 13.8%로 4%포인트가량 늘었다. 수용시설에 수감된 65세 이상 수용자는 782명에서 2542명으로 늘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있지만 노후 빈곤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퇴직하는 50대부터 본격적으로 ‘소득 절벽’에 부딪히면서 이때 범죄 유혹에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5.7%로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노인 빈곤의 영향은 재범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7년에 60세 이상 고령 범죄자 가운데 초범인 경우는 17.1%에 불과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령 수형자는 출소 후 취업이나 창업이 더 어렵다”며 “사회에 나가 막막하게 사느니 숙식이 해결되는 감방 안이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노인 수형자 급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령의 수형자에게 맞는 교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의료 지원비 등을 늘리는데 비용이 적잖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고령자들의 교도소 입소가 급증하면서 2013년 151명이었던 교도소 내 의사 1인당 하루 평균 진료 건수가 2017년 226명으로 늘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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