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자산관리 전략 제시
보수적 성향 투자자에 유리"
[ 정지은 기자 ] 전문적인 자산관리 조언을 손쉽게 듣는 방법으로 은행권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받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상담사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은행마다 자체 알고리즘을 토대로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 규모, 연령대, 현재 시장 상황 등을 분석하고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준다. 대부분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웹이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공간 제약도 없다.
신한은행의 ‘쏠리치(SOL rich)’는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활용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보유한 상품 현황을 매일 진단해 자산 배분 비율의 쏠림도 등을 파악한 뒤 최적의 포트폴리오 추천과 사후 관리까지 지원한다.
국민은행은 ‘케이봇쌤(KBotSAM)’이란 로보어드바이저를 운영하고 있다. 케이봇쌤은 딥러닝 로보 알고리즘인 ‘KB 앤더슨’을 탑재해 경제 상황과 리스크 등 시장 환경을 분석한다. 인공지능(AI) 기술로 고객의 투자 성향을 스스로 학습하며 수익률을 높일 전략을 세운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HAI Robo)’는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 분산 정도, 비용 효율성, 맞춤형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온라인 방식의 로보어드바이저가 낯선 사람들을 위해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종합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하이브리드 우리 로보-알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 정보와 투자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펀드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자산 비중 조정이 필요한 경우 ‘리밸런싱 알람’을 문자로 보내준다.
농협은행도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인 ‘NH로보-프로’를 고도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NH로보-프로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일정 기간마다 자산 재배분을 조언한다. 기업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 ‘아이원 로보’는 일반 펀드부터 연금저축, 퇴직연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준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별 투자성향을 고려한 자산관리 방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AI 기술로 주가, 환율 등 각종 데이터를 종합해 안전한 자산관리 전략을 제시한다”며 “금융시장이 불안하거나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변동성을 줄일 수 있어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용하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조언을 참고해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성공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KEB하나은행 하이로보센터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자산 규모가 2019년 2조원에서 2020년 5조원, 2025년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은행뿐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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