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던 대기업들 순혈주의 깨고 외부인재 수혈 나서

입력 2019-05-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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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COO에 닛산 출신
LG전자·SK하이닉스 등도
경쟁사 임직원 등 파격영입 잇따라



[ 좌동욱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 3, 4세 오너들의 공통적인 경영 방침 중 하나가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조직의 ‘순혈주의 타파’다. 연공서열식 인사와 수직적 의사결정 체계가 조직의 신진대사를 막는다는 판단에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외부 인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은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이다. 지난달 닛산 최고성과책임자(CPO) 출신인 호세 무뇨스를 사장으로 영입해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했다. 현대자동차의 세계 생산과 판매를 총괄하는 중책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회사 운영, 연구개발(알버트 비어만 사장), 디자인(피터 슈라이어 사장) 등 자동차 기업의 핵심 3개 조직 책임자를 모두 외국인으로 채웠다.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 체질을 바꾸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도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모태인 LG화학의 최고경영자(CEO)에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인 3M 출신의 신학철 부회장을 전격 선임했다.

재계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임직원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쟁사 임직원을 중역으로 스카우트하는 ‘파격 인사’도 종종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CEO로 선임된 이석희 사장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출신으로 세계 최대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에서 10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일평 사장도 재계 라이벌인 삼성 계열사(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삼성은 최근 들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또는 한국계 2세 출신 인재를 집중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언어적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문화적 이질감이 작아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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