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넘어 뮤지컬·콘서트로 영역 확장
동남아 영화시장으로 진격
첨단 영화관으로 거듭난다
[ 유재혁 기자 ]
롯데컬처웍스가 ‘문화산업 마켓 리더’를 기치로 출범한 지 약 1년 만에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6월 1일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에서 물적 분할을 통해 독립할 당시만 해도 멀티플렉스(극장) 사업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난 10개월간 국내 영화투자배급 시장에서 1위에 올랐고, 베트남에서도 합작영화 제작 및 개봉으로 흥행에 대성공했다.
롯데컬처웍스가 문화산업 리더를 기치로 내건 이유는 주력 극장사업이 정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2013년 전국 극장 관객 수는 2억1335만 명으로 처음 2억 관객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2억 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관객 수가 멈춰 섰다. 롯데컬처웍스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극장사업을 벗어나 다양한 영역 확장이 필요했다.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지난해 출범 당시 “롯데컬처웍스는 문화 전반을 지향한다. 컬처웍스로 거듭난 것은 그 자체가 회사의 비전”이라며 “영화, 뮤지컬, 공연, 콘서트홀,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장 배급 점유율 1위에 올라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국내 영화시장에서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 1위로 도약했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 1227만 명,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658만 명, ‘완벽한 타인’이 529만 명을 모으는 등 16편의 영화로 총 3698만 명을 동원했다. 17.1%의 관객 점유율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화시장 1위에 올랐다.
영화사업은 올해도 순항 중이다. ‘말모이’(281만 명), ‘증인’(253만 명), ‘항거: 유관순 이야기’(115만 명)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사자’, ‘천문: 하늘에 묻는다’,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기대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공연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라이온킹’, ‘지킬 앤 하이드’, ‘스쿨 오브 락’, ‘스위니토드’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다수의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거나 곧 올린다. 콘서트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뮤직 오브 더 나잇’, ‘윈터 콘서트’, ‘시티 썸머 페스티벌 낭만식당’, ‘크리스마스 뮤직 페스티벌’, ‘스프링 컬렉션 라이브’ 등 힙합, R&B, 어쿠스틱 등 친근하고 감각적인 콘서트를 선보였다.
베트남 영화시장에서 ‘대박’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현지 업체와 처음 합작한 영화 ‘대디 이슈’로 100만여 명을 동원해 배급사업에서 첫 성과를 냈다. 범죄 조직에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싱글맘의 추적기를 그린 영화 ‘하이?’은 지난 2월 개봉해 240만 명을 모아 베트남 역대 액션장르 흥행 1위에 올랐다. ‘하이?’은 베트남 영화 최초로 할리우드 팀과 협업해 수준 높은 액션을 선보였다. 로맨스, 코미디, 가족 극에 치우친 베트남 영화 시장에서 액션 영화의 성공으로 다양한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 롯데컬처웍스 베트남 법인은 매년 다섯 편의 영화를 현지 개봉할 예정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아울러 한국과 베트남 영화를 양국에서 개봉하는 등 활발한 문화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베트남 법인은 한국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베트남 현지 배급을 맡아 지난달 27일 베트남 관객에게 소개하는 프리미어 행사를 열었다. 또 베트남 정부 영화국과 협업을 통해 한국 영화 ‘아빠와 딸’을 리메이크한 베트남 영화 ‘혼 파파 자 꼰 가이(Daddy Issue)’를 국내 개봉할 계획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양국의 콘텐츠 가교로서 역할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극장을 열었다. 이로써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3개국에 56개 영화관, 288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영화 개봉 편수는 2016년 314편에서 2017년 389편으로 급증세다. 반면 전체 스크린 수는 1600여 개로, 한국(약 3000개) 스크린 수에 비해 크게 적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롯데컬처웍스의 분석이다.
롯데컬처웍스는 2022년까지 동남아시아 시장에 140여 개의 영화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44개 영화관에서 연내 9개관을 추가로 열어 53개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 영화관으로 체질 개선
지난달 기준 전국 126개관, 896개 스크린을 운영하는 롯데시네마(롯데컬처웍스 극장사업 부문)는 최신 정보기술(IT)을 도입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 키오스크(무인 정보안내시스템)를 도입하고,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등으로 관람객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영화관 직원들의 업무 효율 개선을 위해 현장관리시스템(FMS)을 도입해 스마트워치 및 휴대폰을 기반으로 극장 내 주요 관리 요소를 모바일 기기로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컬처웍스는 또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도입한 슈퍼 S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건대입구관에 삼성전자의 시네마 LED 스크린 ‘3차원(3D) 오닉스’를 설치했다. 슈퍼S 3D는 기존 프로젝터 방식 3D 영화관의 한계인 밝기와 해상도 저하를 개선해 선명한 화질과 풍부한 입체감을 제공한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오버워치 e스포츠(게임) 대회’를 슈퍼S에서 생중계했다.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대해 극장 플랫폼의 활용성도 넓힌다. 지난 1월 월드타워관에는 가상현실(VR) 전용 영화관 ‘VR 퓨처 시네마’를 열어 ‘볼트’, ‘신과 함께 VR: 지옥탈출’ 등을 상영하고 있다.
VOD 등 신규 사업 확대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새로운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씨츄’를 론칭했다. 지난달 현재 국내외 주요 영화 작품 7000여 편의 라이브러리를 갖췄고, 영화 관련 웹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영화관과 서비스를 연계해 시리즈물 관람 및 할인 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최근 드라마 태스크포스(TF)팀도 결성했다. 드라마 투자와 제작을 하기 위해서다. 공동 투자부터 시작해 제휴, 제작사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가 매년 주관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의 이름을 ‘롯데 크리에이티브 공모전’으로 변경한 이유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성을 고려한 것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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