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1위 다투던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순위 급락

입력 2019-05-05 08:03   수정 2019-05-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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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대기업 진출로 시장 수요↑
국내는 정부 규제로 신규 자금 진입 불가
"증권시장서 신규 자금 차단하면 기업 성장하겠나"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던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들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국내 비트코인 시세도 해외에 비해 2%이상 낮게 유지되며 암호화폐 산업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닷컴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들의 글로벌 거래량 순위는 빗썸 33위, 업비트 45위, 후오비 코리아 53위, 코인원 79위, 코빗 95위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글로벌 1·2위에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순위다.

특히 올 초 까지만 해도 글로벌 10위권 내외를 유지하던 업비트와 빗썸의 하락폭이 컸다.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의 암호화폐 업계 진출로 인해 해외 거래소에 자금이 몰리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신규 자금 유입이 제한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차원에선 최근 들어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기반 결제 시스템을 추진하는가 하면, 라쿠텐 등이 정부 공식 인가를 받아 암호화폐 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산업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정부 규제 불확실성 탓에 '갈라파고스화'가 진행돼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이 성장하더라도 수혜를 입기 어렵단 얘기다.

이에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해외 비트코인 대비 약 2% 저렴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자금이 원활하게 돌지 않아 해외 가격을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 반복됐다. '김치 프리미엄(해외 암호화폐 가격보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높은 상황)'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단위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으면 산업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다. 만약 국내 주식 시장에서 신규 자금 유입을 차단하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겠느냐"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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