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후 현안 직접 챙겨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도
[ 김진수 기자 ] ‘일하는 조직으로 바뀌었다. 의사 결정도 빨라졌다.’ 취임 2개월이 지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사진)과 중앙회에 대한 중소기업계 평가다. 지난 3월 초 취임한 김 회장이 중앙회를 ‘할 말을 하고 할 일도 하는 조직’으로 바꿔가고 있다.
김 회장은 회사(제이에스티나)에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대부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으로 나온다. 출근 시간은 오전 8시~8시30분. 도착하자마자 국회 관련 이슈와 함께 중소기업 및 협동조합 현안을 챙긴다. 각종 현안은 매일 ‘K-BIZ 편지’를 통해 협동조합 이사장에게 자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K-BIZ 편지에서 다룬 주제는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같은 근로환경부터 산업연수생 부활 등을 통한 인력난 해결, 가업 승계 이슈까지 다양하다.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지난 3월 회원지원본부 이름을 협동조합본부로 바꾸고 산하에 조합지원실과 표준원가센터를 설치했다. 수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업무를 맡은 ‘혁신성장본부’도 새로 설치한 데 이어 지난 2일 전·현직 협동조합 이사장 40여 명으로 이뤄진 원로자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경륜 있고 신망받는 인사들로 구성해 협동조합과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김 회장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항상 업무를 앞세운다. 최근 대통령 경제 사절단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동행한 한국전력 사장에게 중소기업 전기요금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해외 출장 중 다음달로 예정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초청 대상자 선정 업무를 지휘한 것도 ‘업무 우선주의’라는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직 내부에선 김 회장 리더십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부하 직원에 대한 칭찬이나 격려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중앙회 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며 사기를 북돋아주고 있다는 것. 겉으로는 고집이 세 보여도 합리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수용할 준비도 돼 있다는 게 중앙회 내부 평가다. 한 중앙회 직원은 “12년 전 ‘김 대리’로 중앙회에 와서 4년 전 ‘김 회장’으로 퇴임했다”며 “이번에는 ‘김 회장’으로 돌아와 현안을 즉석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협동조합 이사장도 “과거에 비해 술은 조금 약해졌지만 업무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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