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적고 교통망 개선 기대
[ 이유정 기자 ]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구와 경기 하남, 남양주의 집값이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양구 아파트값은 올해 수도권과 서울을 통틀어 가장 많이 오른 반면 하남과 남양주 아파트값은 정반대 흐름을 탔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계양구 아파트 매매가는 1.78% 뛰었다. 수도권과 서울을 통틀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수도권의 매매가 변동률은 -0.33%, 서울은 -0.23%였다. 서울과 수도권이 25주째 하락하고 있지만 계양구는 3월 첫째주 단 한 주를 제외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동양동의 일신휴먼빌을 비롯해 인근 효성동과 박촌동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도 이어졌다. 용종동 초정마을동아(전용면적 95.4㎡·3억7300만원), 한화꿈에그린(84.9㎡·3억7200만원), 임학동 금광포란재(93.9㎡·2억9000만원), 계산동 동남(63.99㎡·1억9000만원) 등 여섯 곳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효성동 A공인 관계자는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분양한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가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며 “1억원 정도면 갭투자가 가능한 곳이 많아 서울 등 외지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8.68% 올랐던 하남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3.23% 떨어졌다. 서울·수도권에서 경기 광명(-4.59%)과 서울 강동구(-3.6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내렸다. 미사강변도시18단지, 미사강변푸르지오 등 미사강변도시 아파트가 올 들어 1억원 이상 시세나 호가가 떨어졌다. 풍산동 K공인 관계자는 “인근 강동구 등에서도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매도자들의 심리가 많이 위축됐다”고 전했다.
남양주 아파트값은 보합세다. 올 들어 0.07% 올랐다. 주간 단위로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와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계양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신규 공급이 적은 데다 신도시 조성을 계기로 낙후된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서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계양은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지만 교통이 불편해 존재감이 없었다”며 “신도시가 발전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계양구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약 8㎞ 구간을 잇는 신교통형 S-BRT가 신설될 예정이다. S-BRT를 통하면 여의도까지 약 2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대출규제 등에서 자유로워 투자 수요도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 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하남이 약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라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상반기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데 대한 부담이 크다”며 “강남권 가격과 연동해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