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새 주인으로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가 선정된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롯데그룹을 떠나 사모펀드 품에 안긴다면 현재 각사 신용등급에 반영된 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3일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를 각각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7일 신평사들은 적극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보편적인 특성을 반영해 양사의 신용등급 강등과 등급 하향 검토에 나섰다. 신평사들은 만일 양사 재무구조가 악화될 경우 롯데그룹이 지원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영해 기존 신용등급에 자체 신용도보다 한 단계(노치) 높은 등급으로 평가했던 부분을 덜어내는 분위기다.
NICE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선순위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A'(등급전망 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낮췄다. 롯데손보의 후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유지했으나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NICE신평은 롯데손보 신용등급에 대해 "대주주 변경 시 회사의 최종 신용등급에 반영된 롯데 계열사로부터의 비경상적인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 1노치 상향 조정을 제거할 예정"이라며 "지주사와 달리 사모펀드의 경우 증자 참여 등을 통한 비경상적 지원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한신평은 롯데카드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으로 각각 'AA'(부정적)와 'A1'을 부여한 상태다.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에는 'A+'(안정적)을 매겼고,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은 각각 'A'(안정적), 'A-'(안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한기평 역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롯데손보의 후순위 무보증사채 및 신종자본증권, IFSR 신용등급은 기존과 같이 각각 'A', 'A-', 'A+'로 유지했다. 롯데카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였다.
한신평은 "현재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신용등급에는 롯데그룹의 유사 시 지원가능성을 고려해 1노치 업리프트(uplift)가 반영돼 있다"며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가 인수할 경우 각사 신용등급에 반영된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영업에서 롯데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사업기반 안정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롯데카드는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 등 롯데 유통 계열사들과 연계한 카드가 많아 실적의 롯데그룹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롯데손보는 일반보험과 퇴직연금 부문에서 특수관계자 의존도가 약 30%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인 만큼 대주주 변경이 향후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신평은 "롯데그룹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감안하면 계열사 연계 영업 등 사업기반 안정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사모펀드를 통해 지배되는 롯데손보의 경영권은 중장기적으로 재무적 투자자의 회수전략에 따른 사업 및 재무적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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