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北 발사체 '미사일'로 공식화…한국 여전히 '발사체' 고집

입력 2019-05-09 15:03   수정 2019-05-09 17:18

섀너핸 美 국방장관 대행, “北 미사일 쐈다” 인정
미 의회 출석 北 발사 보고 당시 상황 언급
국방부, 美 국방대행 北미사일 발언 대해
“공식 분석 결과 언급 아냐”
北, 도발 나흘 만에 첫 반응…“정상적·자위적 군사훈련”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4일 북한이 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발사체에 대해 정밀 분석중”이란 입장을 발사 도발 발생 당일부터 엿새째 고수했다.

섀너핸 장관대행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 소위 예산안 청문회에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전화해서 ‘북한이 지금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이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에 급파한 것에 대한 의회 보고가 왜 늦어졌느냐”고 질문했을 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북한 관련 내용을 잠깐 말했다. 미국 정부 관료가 북한 발사체에 대해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 4일 오전 9시 6분~10시 55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3일 오후 8시 6분~9시 55분이다. “북한이 지금 쏘고 있다”는 표현과 보고 시점을 고려할 때, 미군은 이미 초기 단계에서 발사체를 로켓과 미사일로 분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던퍼드 의장도 섀너핸 장관대행의 발언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주한미군은 오늘 밤에도 당장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방부는 섀너핸 장관대행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분석 결과를 언급한 발언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의 발언은 지난 4일 북한이 불상 발사체를 발사한 직후에 초기 상황 보고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지난 4일 훈련을 도발이라고 보고 있느냐’는 질문엔 “현재 분석, 평가 중에 있다”고 답했다.

북한은 발사체 발사 후 나흘 만에 첫 공식 입장을 냈다. 외무성 대변인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 명의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식 성명이 아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인터뷰하는 형태로 수위를 조절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그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으로서 지역정세를 격화시킨 것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군 당국자는 “남조선 군 당국은 말할 자격도 없으면서 횡설수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협상에 다시 나서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 증거로 “지금까지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대한 전략적 결단을 요구하는 조치들을 주동적으로 취한 데 대해 응당한 상응조치들이 취해지지 않았다”,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는 표현을 꼽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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