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언론 보도도 강력 통제
[ 강동균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중국은 관영 매체를 내세워 굴복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1일 ‘중국은 어떤 극한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관심사와 핵심 이익이 있다”며 “원칙 문제에선 타협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견해차를 해소하고 협상을 계속하려면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평등한 위치에서 윈윈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끝까지 한쪽을 압박해 담판지으려 하거나 한쪽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협상의 길은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12일에도 논평을 통해 중국 경제의 자신감을 나타내며 각종 상황에 대응할 준비를 완전히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최근 중국은 예상을 뛰어넘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해외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은 중국이 강한 경제력과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을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미국은 양국의 관계를 잘못 판단했고 중국의 저항력을 과소평가했다”며 “정치체제와 사회구조의 특성을 감안할 때 중국은 무역전쟁을 버텨낼 능력이 세계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미국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여론의 반발을 예방하기 위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 보도도 강력 통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온·오프라인 매체를 대상으로 미·중 무역협상 관련 내용은 공식 채널을 통해 제공된 내용만 쓰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자체 취재한 내용을 보도하거나 외신 보도를 인용해서도 안 된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주요 매체 편집장은 SCMP에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선) 상무부와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만 게재할 수 있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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