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 대입전략] 다양한 제시문의 이해와 분석이 논술 고득점의 핵심이죠

입력 2019-05-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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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전년도 기출문제 해설 (1) 연세대 사회계열 (2)



제시문의 분석은 논술의 핵심입니다. 각각의 제시문을 완벽히 이해하고 제시문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먼저 연세대 사회계열 기출문제 제시문을 상세히 분석하고 다음 호에는 그에 따른 문제 해설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나)에서는 시대에 따라 사람들이 ‘명예’와 ‘명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변화했음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19세기의 시민들은 ‘명예’를 자신의 천직을 수행하는 것, 소명의식이라는 차원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규범을 바탕으로 자신의 직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가치있는 삶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19세기의 시민들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업적이나 성공보다 자신들이 이상적이라고 추구하는 가치의 실현을 중시한 반면 20세기에 들어서는 ‘명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했다는 것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성공은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당연한 목적이 됐고 업적의 내용보다 타인의 주목을 얻고 타인과의 비교에서 이기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고 하네요. 제시문에서 명예는 자기 직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만 명성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개성의 표출과 관계된다는 것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명성은 쉽게 사그라들기 때문에 명성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지속적인 대중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업적을 끊임없이 과시해야 한다는 것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 (다)는 친숙한 소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의 일부입니다. ‘황만근’이라는 등장인물의 이름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제시문은 황만근의 비문내용으로 그가 어떠한 평가를 받는 인물인지를 중심으로 읽으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요소는 황만근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사람이 ‘이웃’이라는 점입니다. 타인에 의해 평가받는 주체의 모습을 통해 ‘명예’와 ‘명성’의 개념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황만근은 ‘천상 농민’으로 근면하고 성실하게 농사에 임한 인물로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마을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앞장 선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부를 이루지 못했으며 타인으로부터 인정도 받지 못한 인물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황만금을 이용하기만 하고 업신여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황만근의 삶은 명성을 얻지는 못했으나 명예로웠다고 할 만합니다. 주변인들의 평가와 무관하게 자신의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황만근은 제시문 (나)에서 말하는 ‘명예’를 획득한 인물이라 할 수 있지만 구성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서 타인의 견해를 중요시하는 (가)의 ‘명예’는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제시문이 이웃에 의해 작성된 ‘비문(碑文)’이라는 점에서 이웃 민씨라는 타인에게만큼은 인정받고 있다는 것, 이는 어쩌면 (가)의 ‘명예’ 역시 아쉽지만 어느 정도 획득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한편, ‘명성’을 얻지 못했다고도 단언할 수 없습니다. 비문이 작성된 이유에 주목하면, 이웃 민씨는 황만근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그의 생전 선행을 높게 평가하며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추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성은 황만근의 선행이 이웃 민씨에 의해 기록되며 획득된 것이란 점에서 (가)의 명성과 통합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업적을 대중에게 인지시키고 인정, 평가받는 (나)의 ‘명성’과는 구분됩니다. 농민집에 참석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경운기를 지키다 허망하게 죽은 황만근이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업적을 이룩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시문 (라)는 30년의 간극을 두고 직업 선택 기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그래프로 정리한 것입니다. 도표나 그래프, 그림 등과 같은 시각자료는 그동안 자주 등장했다는 점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단순한 자료이지만 전체 주제를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항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설문 응답 항목이 ‘명예’와 ‘명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먼저 길이 남을 업적을 쌓는 직업은 제시문 (가)의 ‘명성’과 연관되며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직업’은 제시문 (나)의 명성과 연관됩니다. 또한 ‘자신의 소명의식에 맞는 직업’은 제시문 (나)의 ‘명예’와 ‘타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직업’은 제시문 (가)의 ‘명예’와 연관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1988년과 2018년 사이에 직업 선택 기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일단, 1988년에는 (가)의 명예와 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2018년 조사결과에서는 (가)의 명성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나)의 명성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여전히 (가)의 명예는 중요한 기준으로 1988년에 비해 7% 상승했습니다. 또한 1988년에 비해 (나)의 명예의 중요성이 급감해 2018년 조사 결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낮아졌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수치상의 변화는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 여기서 주목해야 할 요소는 항목별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는 ‘문제 해설 및 답안의 방향 제시’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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