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저장용·비메모리는 연산 등 정보처리에 쓰여
[ 황정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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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초는 벨연구소가 발명한 트랜지스터
반도체는 평상시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열을 가하거나 특정 물질을 넣으면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말한다. 반도체의 시초는 1947년 12월23일 미국 벨 연구소에서 탄생한 트랜지스터를 꼽는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나 전압 흐름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반도체산업은 빠르게 발전했다. 2년마다 반도체칩 용량이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나올 정도였다. 주요 반도체 기업은 이 법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2010년대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작은 기판에 더 많은 회로를 넣다 보니 발열 등이 잦아졌다. 제작비가 크게 증가하는 문제도 생겼다. 기업들이 무어의 법칙을 지키는 것을 포기했다는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반도체 시장이 발전하면서 산업도 분화됐다. 반도체산업은 보통 메모리와 비(非)메모리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용도로 쓰이는 제품이다. 소품종 대량 생산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D램과 낸드플래시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진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지만 속도가 느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 2위 업체다.
시스템 반도체는 4차산업의 핵심 부품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모든 제품을 말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 통신기기, 가전기기의 ‘시스템’ 중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광개별소자로 나뉜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널리 활용되는 것은 시스템 반도체다. 연산, 추론 등 정보 처리 목적으로 쓰인다. 컴퓨터의 두뇌로 불리는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에서 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동차에 들어가 다양한 기능을 조정하는 차량용 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의 특징을 갖는다.
시스템 반도체는 AI, 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부품이다.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작년 256억달러(약 29조9520억원)에서 2022년 330억달러(약 38조61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설계와 생산으로 분업화돼 있다. 공장 없는 설계 전문 기업은 팹리스라고 부르고, 생산 전문 기업은 파운드리라고 한다. 팹리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850억달러(약 99조원)였다. 현재 국내에서 팹리스 세계 50위 안에 드는 업체는 한 곳(실리콘웍스)뿐이다. 파운드리는 팹리스가 생산을 부탁한 제품을 찍어내는 일을 한다.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모두 하는 업체도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대표적이다. 이런 업체들을 ‘종합 반도체기업(IDM)’이라고 부른다.
우수 설계인력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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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 바이오, 에너지, IoT, 기계·로봇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반도체 수요·공급기업, 연구기관 등 25개 기관이 모인 ‘얼라이언스 2.0’을 최근 구성했다. 정부는 작년 기준 1.6%에 불과한 국내 팹리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2030년 10%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파운드리는 2030년까지 시장점유율을 35%로 끌어올려 세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NIE 포인트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한국 반도체의 역사 및 정부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육성정책 등을 놓고 토론해보자.
황정수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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